2022.03.16 10:55

100년 된 뉴욕 원룸에서, 도자기를 만들어요
#원룸     #10평대     #빈티지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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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디지털 아트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자취 12년 차 썬이라고 합니다. 저는 물욕 많은 맥시멀리스트이자, 정리를 좋아하는 미니멀리스트입니다. 집순이지만 여행도 좋아하는 극적인 라이프스타일도 가지고 있어요.

보통 집에 있는 시간 동안은 취미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데요. 도자기 외에도 캔들과 비누, 향수 등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해요. 여행 다니면서 산 예쁜 기념품으로 집을 꾸미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에 만든 도자기


 

 

100년 가까이 된 우리 집

 

 

제가 살고 있는 이 집은 뉴욕 어퍼이스트에 위치한 12 정도 되는 직사각형 원룸입니다. 세계 2차 대전 전에 지어진 pre-war 빌딩이에요. 거의 100년 가까이 된 아주 오래된 건물입니다!


 

인테리어 컨셉은?

 

 

따뜻한 느낌을 좋아해요. 특히 흰색과 나무의 조합은 질리지 않아요. 물론 자취생활 12년 동안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산 탓에, 원목 가구의 나뭇결이나 느낌이 조금씩 달라요. 그래도 취향이 일관된 덕에 통일성은 있는 거 같아요.

 

 

맥시멀리스트의 현관

 

 

 

현관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엄청 작은 복도입니다! 신발장이 꽤 넉넉하지만, 맥시멀리스트인 저는 짐이 너무 많아서 추가로 슈즈렉을 걸어서 쓰고 있어요. 언젠가 짐이 줄어들면 거울이 붙어있는 신발장 아래쪽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언젠가는요.
 

 

 

 

복도 한쪽에는 욕실이 있어요. 노란색을 제일 좋아하지만, 처음에 이 화장실 보고 '음…. 너무 노랑노랑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좀 충격받았는데 윗집 욕실은 핑크였고 다른 집도 쨍한 하늘색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주변 소품들을 노란 톤으로 맞춰주니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아니면 제가 적응해버린 걸 수도 있고요. 암튼 정이 들어서 이제 마음에 들어요.

다만 바닥 타일도 노란색이라, 머리카락이 정말 정말 잘 보여요. 그래서 욕실 안에 미니 청소기 하나 두고 매일 수시로 머리카락 청소해 준답니다.


 

 

가구는 최소한, 소품을 최대한! 거실

 

 

원룸이지만 굳이 구분해 보자면 여기가 다이닝룸 겸 거실이에요! 원래부터 주방은 가벽으로 공간 분리가 되어 있었는데요. 가벽에 작은 창이 나있어서, 창문 앞에 선반을 덧댄 뒤 간이 식탁으로 쓰고 있어요. 아일랜드라고 하기에는 양심에 찔리네요.
 

 

 

 

 

그 옆에는 자취생들의 국민 가구로 꾸며주었어요. 벽 선반을 달고 수납장은 손잡이만 바꾼 뒤 배치했습니다. 12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라 가구는 최대한 줄이고 싶었어요.
 

 

 

 

 

수납장 옆에는 접이식 식탁을 두었습니다. 혼자 있을 땐 접어서 쓰고 친구가 놀러 오면 펼쳐서 사용해요.
 

 

 

 

 

여유 있게 커피 마시거나 식사할 때에는 이 식탁에서 하곤 합니다. 직접 만든 도자기와 여행지에서 온 수공예품들과 함께 하니 더욱 특별한 시간이에요.
 

 

 

 

 

보시면서 이미 느끼셨겠지만, 저희 집 거실은 가구는 적지만 소품이 엄청 많아요. 보시는 도자기 제품들은 대부분 직접 만든 거예요. 물론 구매한 것도 있고요.
 

 

 

 

테이블 옆 벽면에 달아준 벽 선반에도 저만의 독특한 소품이 가득해요. 왼쪽 캔들 홀더는 제가 만든 거예요. 그 위에 캔들은 멕시코 '와하카'라는 마을에서 사 온 거고요. 그 옆에 재밌는 얼굴 화분 역시 멕시코에서 사 온 거예요. 저런 토분에 익살스러운 표정을 넣어 만드는 게 멕시코 도자기 유행인가 싶더라고요.

 

 

세계 각국에서 온 물건으로 채운 침실

 

 

테이블 뒤편은 침대가 있는 침실 공간이에요.
 

 

 

 

저희 집이 지어진 지 100년 가까이 된 집이라 천장에 조명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침대 위에 베트남에서 사 온 라탄 조명을 달아주었어요저게 보기보다 사이즈가 꽤 커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그리고 또 뉴욕으로 가져오면서 되게 번거로웠는데 그래도 달고 나니 마음에 들어요.
 
위에 선반은 제가 단 거예요. 예전 집은 몇 번 망했는데 이번엔 그래도 한 번에 성공했어요. 참고로 이사 나갈 땐 벽 메꾸는 걸로 막고 나가면 됩니다. 미국은 벽지를 쓰는 곳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고 대부분 페인트라서 흰 색인 경우엔 반나절 날 잡고 막으면 금방 막아요!
 

 

 

 

침대 아래 러그도 멕시코 와하카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걸 사 온 거예요. 울을 실 형태로 만들고 식물과 색을 내는 벌레 등으로 천연 염색을 하고, 마치 견우와 직녀에나 나올 법한 베틀로 수작업 한 건데 10만 원 정도 주고 사서 '완전 득템했다' 했어요!

침대 옆 스탠드 조명은 룸메이트가 선물해 준 거고, 그 옆 하늘색 수납장은 브루클린에서 열리는 빈티지 마켓에서 누가 리폼한 걸 산 거예요.

 

 

 

 

침대 오른 편에는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흔한 그 거울입니다. 전 미국에서 샀지만, 한국에서 똑같은 걸 훨씬 싸게 팔더라고요. 한국이 예쁜 소품들이 정말 많고 싼 거 같아요. 작은 건 들고 올 수 있지만 가구 같은 건 맨날 앱으로 구경하면서 침만 흘리네요.

 

 

도자기가 가득한 홈 오피스

 

 

원룸 한쪽에는 제 홈 오피스를 마련했어요. 책상과 램프는 회사에서 '더 열심히 일하는 노비가 돼라'라며 지급해 준 가구들이에요. 카탈로그가 있었는데 그중에 그나마 마음에 드는 걸 골랐습니다.

책상 위에 걸어둔 그림은 선물 받은 이지민 작가님 작품이에요. 받자마자 '와, 예쁘다!' 했던 선물이라, 고이고이 싸서 뉴욕으로 들고 왔답니다. 

 

 

 

 

홈 오피스 오른쪽에는 그릇장을 마련했어요. 이곳에도 역시 제가 만든 그릇여행 다니면서 사 온 그릇들이 있어요! 세 번째 칸은 저의 시그니처 땅콩 컵과 머그들이에요. 동글동글 참 귀엽지 않나요?
 

 

 

 

 

 

땅콩 컵 말고도 그릇들과 머그들 그리고 작은 소품을 자주 만들어주는데요. 코로나 터지고 심적으로 힘들어서 시작한 취미인데 도자기 만들 땐 잡생각도 안 나고 흙 촉감도 좋고 우울감 극복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거 같아요.
 

 

 

 

멕시코 여행할 때는 근처 공방에서 잠깐 작업했는데, 그때 어떻게 연이 닿아서 멕시코 작은 샵 몇 곳에 판매도 하고 있어요. 입주  작가까지는 아니고 샵에 선반에 제 공간이 있어서 가끔씩 마음에 드는 작품 있으면 샵에 두는 형식이에요. 뭔가 제 작품이 팔리는 게 신기하기도 뿌듯하기도 하고, 꾸준히 하게 되면 은퇴 후에 나만의 공방 차리는 게 꿈이에요.


 

수납공간을 최대로 확보한 주방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간은 정말 정말 작은 주방이에요. 그런데 전 물욕 많은 맥시멀리스트랍니다. 어떻게든 꾸겨 넣으니까 들어는 가더라고요. 베이킹은 잘 못하고 미니 오븐이 따로 있어서 오븐 안에 냄비를 집어넣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써요.

아래 봉지는 음식물 쓰레기봉투인데, 사실 미국은 음식물이 일반 쓰레기여서, 젖은 쓰레기와 음식물을 넣고 저녁에 자기 전 한번 비우는 편입니다.

 

 

 

 

 

싱크대 반대편이에요. 주방 크기에 비해 수납공간이 넉넉한 편이지만, 그래도 벽에 선반을 덕지덕지 달았어요. 주방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수납공간이 정말 많이 필요했습니다. 자취를 오래 하면, 게다가 해외에서 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생활 취미(?)가 요리거든요. 제가 살고 있는 뉴욕은 외식비가 너무 비싸서 웬만하면 요리도 직접 하고 커피도 직접 만들어 먹어요.


 

집 소개를 마치며

 

 

저는 지어진 지 100년 가까이 되는 이 구옥을 구석구석 고쳐가며 살고 있습니다. 곳곳에 녹아든 오래된 느낌에 제 손때와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더해지니,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공간이 되었어요. 어쩌면 이 집도 제가 만든 도자기처럼, 나를 담은 거대한 '그릇'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 집을 보러 와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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