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2 20:30

좁은 집도 넓게 쓰는 '새내기 엄마'의 지혜
#주택     #10평대     #셀프페인팅     #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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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jazzsiee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8년 차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온전한 '나'로만 지내다가, 작년 가을에 태어난 예쁜 아기와 매일이 다른 일상을 보내는 중인 '새내기 엄마'입니다. 공간을 가꾸는 일에만 몰두하던 제게 아기와의 만남은 무척 낯선 것이었지만, 이 작은 존재와 함께 하는 생활 또한 다른 영역을 연구하기 좋은 기회라 여기며 지내고 있어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후의 일상은 아주 다를까요?

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정말 그래요. 오직 남편과 저, 둘을 위한 공간에 아기의 하루가 새로이 녹아들어 가기까지의 변화는 상상 그 이상이거든요. '육아 제품'의 화려함에 익숙해지는 시간부터 아이에게 하루의 모든 패턴을 맞추는 과정까지요. 오늘은 그렇게 달라진 부부의 삶과 공간을 소개해 보려고 해요.
 

 

 

18평형 다가구 주택을 셀프로

 

 

현재 지내고 계신 집은 어떤 곳인가요?

동작구 사당동의 복잡하고 떠들썩한 시장길 동네에 위치한 집이에요. 주차장도 없는 '오래된 다가구 주택'이랍니다. 주택이라 기본적인 편리성이 다 갖추어지진 않았지만 그 외에 누리고 있는 유쾌한 이점들이 꽤 많아요. 대형 마트에서 보기 어려운 제철 음식을 파는 오래된 시장, 지역 주민들만 아는 숨은 맛집 등이요.


사당동이면 교통수단의 소리에 혼란할 것 같기도 해요.

네, 유동성이 많은 동네긴 하죠. 그래도 저희 집은 높은 경사길로 조금 올라야 나오는 곳에 있어요.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많이 고요하네요.
 

 

 

 

오래된 주택이라고 하셨죠. 집을 꾸미는 데 불편함은 없으셨을까요?

70년대 중반에 지어진 오래된 주택에서 첫 살림을 꾸리게 될 줄 정말 몰랐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낡았기 보다는 아늑하고, 평범한 내부 구조가 아니었던 덕분에 오히려 꾸미기엔 수월했어요. 또 이사 오기 전, 집 주인분께서 집안 내부 모두를 손수 시공해 주셔서 크게 손 볼 곳이 많이 없기도 했고요


셀프 인테리어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네, 깔끔한 기본 캔버스를 만들려고 벽면 전체를 화이트, 아이보리 색으로 셀프 페인팅했어요. 그러고 나서 가구와 소품, 조명으로 스타일링을 이어나갔죠.


 

하루 이틀, 타협점을 찾아가는 시간

 

 

집에 반영된 디자이너 jazzsiee님의 '취향'이 궁금해요.

저는 결혼 전에 해외 생활을 했어요. 그러면서 생긴 취미 중 하나가 빈티지 소품들을 모으는 거였는데요. 자연스레 '빈티지스러움'에 끌리는 취향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럼 인테리어에도 '빈티지스러움'이 많이 묻어나겠네요.

그건 아니에요. 아이러니하게도 공간은 정갈하고 균형감 있는 곳이 좋더라고요. 골동품이 많이 놓인 집보다는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는 안정감 있는 소재나 웜톤의 포근함이 묻은 곳을 사랑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집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이점이 눈에 띄는데요.


그럼 비로소 이 집을 사용할 방법이 떠오르더라고요.

 

그 두 가지 취향은 어떻게 조화되었을까요?

꽤 여러 수집품을 이 집으로 가져왔다 보니 자연스럽게 빈티지한 분위기가 자리 잡았어요. 하지만 무작정 빈티지로 빽빽이 채우지 않고 핵심 가구나 포인트를 두고 주변은 비우는 식으로 인테리어했어요. 시선 둘 곳 없이 꽉 채워진 공간을 보면 혼란스럽고 조여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요. 공간과 사용자의 특성을 파악해가며, 어느 곳을 채우고 비울지 타협점을 찾아나갔죠.


꽤 오랜 시간이 걸리셨겠어요.

오래 지낼 집인데 하루 이틀 만에 완성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루, 한 달 지내야만 어디가 해가 예쁘게 들어 식물을 두기에 적합하고, 어떤 곳의 창문을 막지 않아야 맞바람이 치는지가 보이니까요. 

 

 

 

01. 현관

 

 

찬찬히 집을 둘러보아도 될까요? 

현관엔 야외에 있을 법한 벽돌 벽이 보이네요.
 
네, 주택의 바깥벽이었였던 곳을 고쳐 현관으로 추후에 만든 곳이라 조금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요. 외부인 듯, 내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거친 외장재의 느낌이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작지만 신발 수납공간도 있고, 그 위로 남는 공간에는 잠시 사용하지 않는 화병을 보관할 만큼 꽤나 알찬 현관이에요.
 

 

 

 

이 창문이 가장 좋아하는 스팟이시라고요.

네, 니치처럼 작은 창문에 마음이 가더라고요. 집에 드나들 때마다 마주하는 곳이라 눈과 손이 많이 가는 스팟이기도 한데요, 이곳에 깨진 접시를 소품처럼 놓기도 하고, 기분이나 계절에 따라 서로 자리를 바꿔 연출을 하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요.
 

 

 

02. 거실

 

 

거실에 TV나 소파가 없네요.

이 집은 거실보다 침실이 더 커요. 그만큼 이곳이 여유로운 면적은 아니죠. 저희는 거실이 최소한의 여백과 균형감을 가질 수 있도록 꾸미려고 했어요. 그리고 TV나 소파처럼 큰 가구를 두는 대신, 가족이 마주 앉아 식사를 할 테이블을 두는 식으로 실용성을 잡았답니다.


 

 

다이닝 식탁 이외에도 LP 플레이어가 눈에 띄어요.

한쪽에 자주 사용하는 빈티지 LP 플레이어를 놓아두었는데, 눈에 띄는 컬러는 아니라도 거실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존재감이 있어요. 여기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 같달까요. 때론 꽃과 같은 오브제를 올려두는데 이게 또 잘 어울려요. 풀빛으로 LP 플레이어를 장식할 이번 여름이 기대되네요.
 

 

 


아기가 찾아온 후, 새로 생긴 변화가 있다면요?

사진 속의 아기 의자가 생긴 거예요. 이 가구를 들이고 알았는데, 생각보다 집에 블랙 색상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짙은 컬러가 작은 공간에 밀도를 더욱 채워주나 봐요.

 
 

03. 주방

 

 

주방이 아예 분리된 구조라니, 참 좋네요.

맞아요, 주방과 거실이 연결된 게 일반적인 구조라면, 저희 집은 주방이 방처럼 별도로 분리되어 있어 좋아요. 음식 냄새로 인한 불편도 상대적으로 덜하고, 시각적으로도 노출이 적어서 집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부담이 없거든요.


 

 

주방을 정갈하게 유지하는 비법이 있으실까요?

가장 추천할 만한 아이템은 트롤리예요. 매일 사용하는 아기 용품이나 커피, 티용품은 트롤리에 담아두고 사용하는데, 필요할 때 옮기기도 용이하고 좁은 주방을 어지럽히지 않고 쓰기에 가장 탁월하거든요.

 

 

04. 침실

 

 

침실이 꽤 여유로운 크기네요.

네, 그 덕에 레이아웃 변경이 꽤 유연해요. 신혼 시절에는 넉넉하게 둘이서 쓰다가, 지금은 한쪽에 아기가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요.

 

 

 

휴식을 취하기 좋은 침실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건 아마 가구의 '색감'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눈에 띄는 사진 속의 수납장은 원목 제품인데, 소나무 특유의 밝고 자연스러운 텍스처가 시간이 지나면서 햇빛에 조금씩 익어가는 중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의 나이테가 많아지는 것처럼 가구에도 시간의 흔적이 드러나는 것 같아 동행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답니다. 공간도 덩달아서 더 포근해지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요.


조명도 참 독특해요.

나무와 잘 어우러지도록 종이 재질 갓을 가진 조명을 주로 활용했어요. 메인등도, 간접등도요.


 

05. 아기방

 

 

아기방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20평도 안되는 작은 집에 방이 3개나 있어서 가능했죠. 그중에서도 가장 작은방을 아기방으로 꾸몄는데요. 2㎡이 채 되지도 않지만 충분했어요. 아기에게 온전한 방을 꾸며주고 싶은 마음은 여느 엄마나 가진 로망인데 꾸미면서도 참 행복했어요.

 

 

 

크기는 작은데 또 답답하지는 않네요.

신기하게도, 제일 작은 방임에도 불구하고 천정 높이가 2.7m로 이 집에서 가장 높았어요. 그 덕분에 아기방이 협소하다는 느낌은 조금 덜 한 것 같네요.


 

 

이 방은 어떻게 채우셨을까요?

아기 침대, 옷장, 수유 소파가 주된 가구예요. 거기에 은은한 수면 조명, 직접 만든 모빌을 걸었죠. 꽤 실용적이지 않은가요? 아기 옷장은 기존에 사용하던 수납장에 옷 봉을 추가적으로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활용도가 아주 좋은 수납장으로 제가 애용하고 있는 가구랍니다.


 

06. 서재 겸 드레스룸

 

 

마지막 방은 어떤 방인가요?

이곳은 서재 겸 드레스룸이에요. 남편과 저, 둘 다 가진 옷이나 액세서리 등이 많지 않은 편이라 방 하나를 드레스룸으로 쓸 필요는 없어 두 가지 용도를 한 데 모았어요.

 

 

 

수납공간을 정리하는 비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저희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주 입는 옷과 계절별 액세서리 몇 가지만 꺼내놓는 편이에요. 그 외로는 요령 없이 부지런히 정리하고 있죠. 지속적으로 드레스룸을 치우는 게 저희 집 리듬이라 생각하고요. 매일 사용하는 향수나 바디스프레이 등, 그리고 결혼반지와 작은 액세서리 정도는 서랍장에 올려놓고 쉽게 쓸 수 있게 했어요.

 

 

집들이를 마치며

 

 

인테리어는 때로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어떻게 하면 쉽게 좋은 집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아주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고민 끝에 얻은 해답은 '어떻게 취향과 생활패턴을 잘 파악하고 적용시킬 수 있을까'하고 끊임없이 물어도,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언제 가장 편안히 쉬는가'를 짚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내가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보다 더 좋은 집은 없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꿀템을 추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케아의 ‘이바르' 제품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어요. 특정 공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옷장, 수납장 그리고 팬트리 등으로 활용할 수 있거든요. 모자라면 또 추가로 구입할 수도 있고요. 가공되지 않은 소나무 원목의 자연스러운 텍스처가 공간에 따뜻함을 주기도 하고 추후에는 원하는 색상의 페인트를 칠하면 보다 개성 있는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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