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6 21:55

매일 조금씩 나를 닮아가는 집
#아파트     #30평대     #네추럴     #1인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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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르모모몽'이라고 합니다. 저는 건축 설계팀에서 일하는 캐드원입니다. 본래 대학교 전공은 제품 디자이너였는데, 서울에서 약 3년간 전공으로 근무 후에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직업을 바꾸었죠. 디자이너 업무는 매일 변화하고, 야근이 많은 데에 비해, 지금 읽은 안정적이고 변화하는 일이 많이 없어서 심적으로 더욱 안정되게 일하고 있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겐 워라밸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저도 퇴근 후에는 필라테스를 하면서 워라밸을 지켜나가고 있어요. 다른 무엇보다, 제 행복이 우선이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주말을 채우기도 해요. 한 달 내내 주말 동안 여행을 다니기도 해요. 혼자 가기도 하고 친한 친구들과 주말을 보내기도 하죠. 평일에 하지 못하는 것들을 주말에 몰아서 하기도 해서, 늘 월요일이 힘들어요.

 

 

 

 

사실 저는 집에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혼지 보내는 시간이 굉장히 소중해요. 주로 화단을 가꾸고 식물을 돌봅니다. 못해줬던 가지치기나, 비료를 준다거나, 영양제를 꽂아 줍니다. 또 밀렸던 집안 일과 청소를 하죠. 스렌지 청소, 후드청소, 창틀 청소처럼 평소에 하지 못하고 미뤄뒀던 일들이요.

 

그렇게 아침부터 바쁘게 집안일을 하고 점심쯔음 간단한 식사와 함께 커피 마시는게 낙이에요. 요리를 하고 예쁜 접시에 담아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식사시간을 온전히 즐기는거죠.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06년도에 지어져 15년된 아파트 입니다. 34평으로 거실과 주방, 방3개, 화장실 2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중학교 2학년 때 이사와 쭉 살게된 곳인데요. 그때 당시 가족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살게되었다며,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가족들과 이곳에서 15년을 살았고, 지금은 혼자 이 공간을 꾸며나가고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라서 방마다 베란다가 있어요. 확장을 하면 더 넓어지겠지만, 샷시 걱정 때문에 확장을 하지 못했죠. 하지만 확장하지 않아서, 식물키우는 취미에는 안성맞춤이죠. 화단에 흙을 채워 여러가지 식물들을 키우고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실용성이 높은건 대파에요. 한참 대파 가격이 올랐을때, 화단에서 직접 재배해서 ‘파테크’를 했죠. 

 

근데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지금도 꾸준히 키우고 있어요. 오래쓰던 식탁을 베란다에 두고 꽃을 다듬거나, 화분 가지치기 할 때 쓰곤 해요, 남향집이라서 낮에 햇빛이 들어올때 꽃을 다듬으면 그것도 소확행이거든요.

 

 

 

 

좋아하는 인테리어 모토는 ’따뜻함’ 이에요. 집이 오래된만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색상이 월넛에 가깝다보니, 전체적으로 우드 느낌의 따뜻함을 강조 하고 싶었죠. 방마다의 컨셉이 다르고, 가장먼저 눈에 들어오는 거실과 주방은 답답함이 없고 넓지만 비어보이지 않게 하는게 목표였어요.

 

 

 

 

거실은 다이닝 공간이에요. 누구나 와도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게끔, 어디 앉아도 어느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 하게끔 하고 싶었어요. 내가 식탁에 앉아 주방에 있는 사람과 대화해도 멀지 않다는 느낌이요. 저희집에 오는 그 누구도 소외감 느끼지 않게끔 하고 싶었어요. 

 

쇼파는 오래된 패브릭쇼파에 커버만 다시 씌웠어요. 앉는부분이 넓어 밤에는 1인용 침대가 되기도 하죠. 술을 좋아하는 저는 집에 1박으로 놀러온 손님에게 바닥보다 이곳을 추천하기도 해요. 

 

 

 

 

사실 집에 초대하는 사람들 마다 한번씩놀라는 곳이 거실이에요. 티비도 없고, 달랑 쇼파와 식탁만 있으니까요. 근데 저에게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티비를 없애니 사람들과 대화가 즐거워져요. 티비소리를 듣지 않고 LP를 틀어 놓으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술마시기도 편하죠, 눈이 피로한 LED천장등을 끄고, 전구색 조명을 켜놓으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져요.

 

 

 

 

손님들과 함께했던 식사

 

 

 

 

제가 제일 오래 머무는 공간은 주방이에요. 요리하는걸 즐기고, 또한 요리하는게 즐겁게 해주는 공간이죠. 아파트 입주 했을때부터 주방은 특히 구조가 맘에 들었어요. 그때 당시 홈바가 있는 주방은 유일 했거든요. 그 홈바 덕에 조금 더 여유로운 공간에서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죠. 

 

주방은 물, 불, 기름에 많이 노출이 되기 때문에 쉽게 닦을 수 있고, 쉬운동선에서 사용 할 수 있게끔 배치 했어요. 가스렌지 옆에서 재료 손질을 하고 사용한 도마나 칼은 바로 물에 씻어 건조 시킬 수 있죠. 제일 좋아하는 사이드테이블은 주문제작 했고, 사이드 테이블 안에는 좋아하는 접시들을 보관 하고 있어요.

 

 

 

 

주방 한 켠에 위치한 수납장

 

 

 

 

침실은 제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공간입니다. 잠을 자고, 요가를 하고, 마사지를 하기도 하죠. 인센스를 켜놓고 요가를 하고 나면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되구요. 

 

 

 

 

이 곳은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안정을 취하기 위한 곳이에요. 그래서 공기정화 식물도 있고, 머리 맡에 식물을 두기도 하죠. 간결하지만 간결해보이지 않도록 신경 썼어요. 잠을 자는 공간이기에 미니멀 하지만, 부족해보이지 않도록요. 

 

 

 

 

화이트톤으로 꾸며졌지만 어쩌면 거실보다 더 따뜻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침실의 밤 분위기 

 

어쩌면 집은 온전한 나 일 수 있는 공간, 꾸미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집에 혼자 있을때는 씻지 않아도, 화장하지 않아도 온전한 ‘나’ 잖아요. 부지런떨지 않고 하루종일 누워있는것도 ‘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도 눈치보이지 않은 공간이요.

 

그만큼 편안한 공간이라는거죠. 안식처에요. 누군가를 초대해서 즐겁게 놀기도 하고, 맛있는걸 먹고, 그 순간을 즐기더라도 전혀 불안할 필요가 없는 ‘방패’ 라고 하면 좋을까요?

 

 

 

 

내공간을 좋아하는 분위기로 채워간다는게, 재밌기 시작했어요. 아마 그건 혼자 아파트 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인것같아요. 관심이 생기는 가구, 조명으로 하나씩 꾸며간다는게 즐겁고 멋진일이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집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더라구요.

 

이렇게 저렇게 시행착오를 겪고, 지금도 꾸준히 변화를 주고 있어요. 집꾸미는거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단번에 되지도 않고, 너무 오래한다기엔 지치기도 하죠. 한번에 좋은 인테리어를 한다는건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본인이 좋아하는걸로 채우다 보면, 정말 좋아하는 공간이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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